역사
비빔밥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릇이 많이 없는 집 밖에서 산신제나 동신제를 지낼 때 신인공식(神人共食)이라는 생각에 따라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받아 섞어 먹던 것, 또는 조상을 위한 제사를 지낼 때 제물을 빠짐없이 음복하기 위해 밥에 여러 가지 제찬을 고루 섞어 비벼 먹던 것에서 발달하였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비빔밥을 즐겨 먹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밥에 각종 반찬과 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장의 맛으로 각종 반찬의 맛들이 일체감이 생기며 맛의 보장은 물론이고 훌륭한 잔반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밥+고추장+참기름+나물류만 구비하면 되는 속 재료 간편성과 그냥 재료를 몽땅 넣은 뒤 고추장, 참기름으로 비비기만 할 정도로 손이 많이 안 가는 요리기도 합니다. 귀차니즘이 지금의 한국적인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영양적으로도 나물류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으면서 약간의 고기와 달걀로 단백질도 챙길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참기름까지 섞어주니, 인간의 3대 양분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까지 필요한 건 다 있는 셈. 나물이 많이 들어가 포만감도 느끼기 좋습니다. 조선시대의 독상 문화도 기인했을 수 있을 것이다. 겸상하는 문화는 일제강점기 때 생긴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개인상을 차려서 반찬과 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다가 점심을 먹을 때에는 집에 와서 먹지 않고 밥상을 경작지로 들고 가서 먹는 부분이 커다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큰 밥그릇에 반찬을 모두 부어서 들고 나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생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에도 음양오행에서 기인한 오방색을 적용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색인 흰색,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을 음식에도 모두 갖추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전무했던 중세의 이론치고는 얼추 영양 밸런스에 매우 근접하다. 단백질은 빨갛고, 탄수화물은 하얗고, 지방은 노랗고, 채소는 파랗고, 발효식품은 검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본 상차림 자체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었고, 농경 사회의 특성상 점심 상차림을 논밭까지 가지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으니, 비빔밥과 같은 형태가 자연스레 나왔을 것이다. 근현대에는 간단히 먹는 비빔밥이 현재 한국의 대표요리가 되었습니다. 항공업계 컨테스트인 기내식 어워드에서도 1등을 한 경력도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추세에 맞춰 현재 비빔밥은 고급화되는 추세입니다. 물론 갈비나 삼겹살처럼 비빔밥보다 외국인에게 더 호평받는 한국 요리는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비빔밥의 인지도가 더 높은 건 바로 비비기 전의 외형 때문입니다. 보통 한국 요리는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말처럼 외형보다는 맛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서 한국 사람들도 평생 한두 번 먹어볼까 말까 한 궁중 요리들을 빼면 대부분이 보기에는 썩 맛있어 보이지 않지만 형형색색의 야채로 장식되어 있어 보기에도 화려하고 그렇게 비싼 음식도 아니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종류
비빔밥의 종류에는 그릇에따라 특별한 식재료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조금조금씩 살펴보면 일단, 그릇에 따라 돌솥비빔밥, 컵밥 등이 있습니다. 식재료에 따른 비빔밥에는 강된장을 넣은 강된장비빔밥, 꼬막을 넣은 꼬막 비빔밥, 식용꽃이 들어가 있는 꽃비빔밥, 많은 재료를 한번에 넣은 모듬비빔밥, 새싹이 들어가 있는 새싹비빔밥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다양한 비빔밥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른 비빔밥 중에는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이 유명한데 이외에도 안동 헛제삿밥, 울산비빔밥, 통영비빔밥 등 지역에 맞는 비빔밥들이 있습니다.
여담
비비고에서는 비빔밥을 야외에서 먹기 쉽게 아이스크림콘 모양으로 만든 비비 콘을 선보였습니다. 또한 비빔밥이 일본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일본인들은 비빔밥을 비비지 않고 밥과 반찬을 따로따로 먹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도 비빔밥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경상북도 안동에는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을 비벼서 먹는 비빔밥이 있는데, 그 고장에 발령받은 미식가 사또가 그 비빔밥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제사도 없는데 다짜고짜 달라고 하자 적당히 제사음식을 만들어서 줬더니 장난하냐며 성을 냈다. 제사를 지내고 남은 밥에는 제사 지낼 때 피운 향내가 배는데 그 향내가 나지 않아 거짓인 것을 간파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음식만 차려 비벼 먹는 헛제삿밥이 나왔고, 안동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북한의 해주비빔밥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북 전주비빔밥과 비빔밥에 지역명이 붙은 다른 사례인 경남 진주비빔밥을 구별하는 기준이 있다면 진주비빔밥은 고추장에 다진 소고기를 넣어 볶은 소고기 고추장을 쓴다는 점이다. 소고기 고추장은 약고추장이라고 부르며 맛은 있는데 그냥 고추장과는 달리 빨리 상하는 편이니 빨리 먹는 게 좋습니다. 한편 진주식은 원래 비비지 않고 대접하는 데 반해 전주식은 미리 밥을 비벼서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면도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실제로는 전주식이나 진주식이나 그냥 직접 비벼서 먹는 경우가 절대다수라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전주의 유명 비빔밥 전문점 중에서 밥을 미리 비벼서 고명을 얹는 업소는 성미당 하나뿐이다. 가족회관, 한국 집 등의 다른 유명 업소들은 대부분 비벼서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비빔밥을 비빌 때는 젓가락으로 비비면 밥알이 뭉개지지 않아서 맛이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추장소스가 밥알에 뭉쳐지려면 숟가락으로 비벼야 제맛인데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과 숟가락은 액체류를 떠먹는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비빔밥을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어야 하는 줄 알아 대부분 젓가락으로 비볐고 그걸 한국인들이 멋있어 보여서 따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1998년 드라마에서 비빔밥은 젓가락을 비벼야 밥알이 살아있고 맛있다 해서 많은 사람이 따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는 숟가락을 사용해 비빔밥을 먹어왔습니다. 지방 어디를 가도 어르신들이 젓가락으로 비벼 먹는 걸 볼 순 없고 숟가락을 사용해 비벼 먹는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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